실리콘밸리 은행 사태, 리만 브라더스와 다릅니다.

2023-03-17

이건 리만 사태가 아니다. 

  • 실리콘밸리 스스로 실리콘밸리를 구한다
  • SVB 회생 가속도 붙는다
  • 래리 서머스가 보낸 3가지 경고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지금 이 순간 미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 은행의 인수자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3월 13일 월요일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를 수습해야만 하니까요. 안 그러면 3월 13일은 뉴욕증시가 공포에 물드는 블랙먼데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제이미 다이먼의 JP모건 그리고 BofA는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소식입니다. 유력한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경매식 가격 흥정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그렇지만 SVB 사태가 결코 시장의 패닉으로 이어지게 방치하지 않겠다는 옐런 재무장관의 의지가 확고합니다. 지난 3월 10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부실채권규모가 고작 2조원 남짓한 실리콘밸리 은행을 전격 파산시킨 것도 그래서였죠. 옐런 장관과 파월 연준 의장은 각각 연준부의장과 연준위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관통한 백전노장들입니다. 아무리 작은 불씨라도 다시 보죠. 그래서 3월 13일 월요일 동이 크기 이전에 시장의 공포를 잠재울 방화벽을 세울거라는 관측입니다.

실제 현지시각 3월 12일 일요일 오후에 미국 재부무와 연방준비제도 그리고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실리콘밸리 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호하겠다는 구제안을 발표했습니다. 25만 달러 상한선인 예금보호 한도를 무제한으로 높여준 겁니다. SBV는 실리콘밸리의 산업은행 격입니다. 기업금융을 주무기로 하는 은행인 것이죠. 예금자 3만7466명 가운데 25만 달러 이하 예금주는 없다시피 합니다. 금융당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죠.

공포심은 '공포' 때문이 아니라 막연한 마음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무서운 것입니다. 블랙먼데이를 막으려면 시장의 신뢰부터 얻어야만 합니다. 금융당국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신뢰야말로 공포에 대처하는 최고의 처방전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2020년 판데믹 위기 때도 미국 금융당국은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고 시장의 공포를 무찔렀습니다.

SVB는 '위기설' 부터 파산, 사실상 구제금융까지 불과 4일만에 모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실리콘밸리 스스로 실리콘밸리를 구한다

(출처 : Gettyimages)

SVB 사태가 시스템 위기로 전염되지 않게 하려는 사투는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이뤄졌습니다. 실리콘밸리 혁신 사관학교인 Y컴비네이터가 선봉에 섰습니다. 개리 탄 Y컴비네이터 CEO는 성명서를 통해 "1만개 이상 스타트업이 급여를 주지 못하거나 무급 휴직, 심지어 직장 폐쇄될 수 있는 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Y컴비네이터가 가장 시급하게 요청한건 완전한 예금자 보호였습니다. 금융당국도 Y컴비네이터의 요청을 받아들었죠.

나아가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들도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유망한 스타트업들을 지키려고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유명 VC은 코슬라벤처스는 1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들과 급여를 비롯한 긴급사업자금을 융통해주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VC들인 그린옥스 캐피탈 파트너스, 멘로 벤처스, 로어카본 캐피탈도 동참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엔 SVB 사태로 피해를 본 SaaS 스타트업들에게 긴급자금을 융통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미 200명이 100만 달러 이상을 대출 받았죠.

SVB는 잘못했지만 실리콘밸리 은행을 믿고 사업자금을 맡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죄가 없으니까요. 실리콘밸리 스스로 SVB 사태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겁니다. 혁신 자금을 유치해서 비혁신 금융 분야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은행의 패착과 달리 실리콘밸리 혁신 생태계는 스스로를 구할 준비가 돼 있는 겁니다.

SVB 사태가 제2의 리만 사태가 아닌 이유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월스트리트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부실채권인 줄 뻔히 알면서도 금융연금술로 우량채권으로 둔갑시켜 팔아치웠죠. 망한 건 리만 브라더스와 베어스턴스였지만 사실 어떤 월가 은행도 탐욕에서 자유롭지 못했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금융당국의 대응도 다를 수밖에 없죠. 주가 폭락과 뱅크런과 은행 파산이라는 시나리오는 다르지만 주연 배우가 다르니까요. 그땐 탐욕이었다면 이번엔 혁신입니다. 

Y컴비네이터가 앞장섰다

SVB 회생 가속도 붙는다 

파산 소식이 알려진 10일, 예금자들이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몰려가서 문의를 하고 있다 (출처 : Gettyimages)

더밀크는 지난 3월 10일 '파산' 소식을 듣자마자 SVB 본사를 찾아갔습니다.

은행의 정문 유리에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명의의 보도자료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보도자료에는 실리콘밸리은행이 폐쇄되고 '예금보험 산타클라라 국립은행'(DINB)'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현지시각 3월 12일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은 SVB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로 실리콘밸리 혁신 생태계가 망가지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죠.

다만 장애물은 정치입니다. 연방정부의 광범위한 개입이 가능하려면 연방 은행법에 따라 재무장관과 연준 이사회 그리고 연방예금보험공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까다롭죠. 옐런 장관과 파월 의장은 영혼의 단짝이지만 상당수 이사들은 SVB 사태에 대해 시각이 다릅니다. 실리콘밸리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시장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죠.

일단 희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영국 지사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HSBC가 검토되고 있는 것이죠.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 인수에는 관심 없는 척 했던 JP모건도 참여했다는 소식입니다. 바꿔 말하면 SVB 본체 인수와 회생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는 의미죠.  시장이 이런 사실들을 반영한다면 3월 13일 월요일 뉴욕증시는 오히려 화창할 수도 있습니다. 

SVB 사태 수습 속도전

래리 서머스 "6개월 후가 두렵다"고 한 이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출처 : Gettyimages)

이처럼 더밀크는 실리콘밸리의 혁신 현장을 가장 먼저 찾아 취재를 합니다. 더밀크는 지난 3월 3일 미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SIEPR)에서 주최한 '이코노미 서밋'을 단독 취재했는데요. 여기서 오바마 행정부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Lawrence Summers) 교수를 만났습니다.

SVB 파산 후 그가 연준에 보낸 경고가 더 와닿습니다. 미국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를 구하고, 실리콘밸리 스스로 실리콘밸리를 구하고 있습니다만, 이번 사태의 진정한 원인은 초고속 긴축에 따른 거품 붕괴니까요. 일찍부터 작금의 사태를 예견했던 그루 래리 서머스에게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래리 서머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지낸 미 경제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명입니다. 특히 제롬 파월이 이끄는 미 연준(FED)에 날카로운 비판을 하면서 '대안적 목소리'를 내는게 거침이 없는데요. 파월 의장이 미 경제 정책에 '여당' 이라면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야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버드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도 명예교수로 있는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더밀크는 지난 3일 미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SIEPR)에서 주최한 '이코노미 서밋' 현장에서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습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나는 6개월 후가 두렵다"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또 교육자로서 '챗GPT'에 대한 의견도 밝혔습니다. 그는 챗GPT를 '증강 지능'이라 평가하면서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습니다. 내용은 더 밀크닷컴에서 자세히 알아보세요. 

래리 서머스의 경고

'챗GPT'부터 '실리콘밸리뱅크(SVB)'까지... 1월부터 지속되던 지인들의 타임라인 최대 언급 단어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하나더 추가됐습니다. 생성 AI가 불러온 변화를 따라가느랴 정신이 없던 테크 관계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던 은행의 파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북미 전역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택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모이고 있는데요. 올해 이 행사의 화두 역시 '생성 AI'였는데 'SVB'까지 추가되고 있습니다. '혁신 선발대' 더밀크팀도 현재 SXSW2023이 개최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으로 출동했는데요. SXSW의 생생한 현장 소식은 더밀크닷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더밀크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물론이고 이 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스타트업은 SVB 파산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행히 규제 당국의 보호 조치가 나왔지만, 스타트업 펀딩 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지만 공포 앞에서 패닉해선 안 됩니다. 공포 앞에서 냉정할 수 있어야 시장의 폐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냉정을 위해선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더밀크가 냉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CEO들이 서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렵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인 스타트업도 많습니다. 혼자서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시기에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더밀크로 연락주십시오. 점을 연결해 네트워크를 만드는 더밀크가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김인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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