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은 역대급 허리케인 이안에 플로리다를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시간당 최대 풍속이 한때 155마일에 달해 5등급 수준의 폭풍이었습니다.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해 플로리다에서만 89명이 사망하고 항공편은 6000건 이상이 취소됐으며 250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합니다. 피해지역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피해 복구에만 수백억 달러가 소요되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어 이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허리케인 중 하나로 기억에 남을 전망입니다.
흔히 폭풍 전의 고요란 말이 있습니다. 실제 폭풍이 오기 전 날씨는 맑고 화창한 경우가 많은데요. 몇 년 전 허리케인 샌디가 뉴저지를 강타했을 때 워낙 날씨가 좋아 준비를 전혀 안 한했다 막상 폭풍이 오니 자동차 기름도 없고 집에 전기도 끊겨 크게 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허리케인 '이안'이 미국을 휩쓰는 것을 보니 더밀크에서 2022년 CES를 준비하며 올해는 혁신의 토네이도가 불어닥칠 것이다라고 예측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이번주 미국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한 폭풍은 분명 '이안'이지만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은 역사의 큰 폭풍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킹달러에 전 세계가 저항한다
(출처 : shutterstock)
경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쑹홍빙의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보셨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너무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음모론이 가미된) 세계 경제 역사’ 였습니다. 극소수의 금융 재벌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심지어 전쟁마저 이들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인데 이른바 “모든 것이 알고 보면 쩐의 전쟁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거치면서 다른 의미의 ‘화폐전쟁’을 겪게 됩니다. 세계화의 붕괴와 함께 세계 무역이 이전의 자유롭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 아닌 눈치를 보고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체제가 되고 만 것입니다.
여기에서 화폐, 즉 통화는 각국이 무역전쟁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무기가 됩니다. 통화의 힘이 그대로 무역 경쟁력이 된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하루가 멀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중국과 일본, 심지어 유럽 동맹에도 환율조작하지 말라고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무역 경쟁력을 위해 각국은 약한 통화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자국 통화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기 위한 경쟁 추세가 바뀐 것은 올해부터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강달러가 지속되자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각국 중앙은행이 이에 대항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지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른바 ‘역통화전쟁(Reverse Currency War)’입니다. 참전국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입니다. 절대적 힘을 지닌 달러에 대항해 중국이 일본에 이어 그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글로벌 역통화전쟁의 서막
대퇴사의 트렌드가 끝나간다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채용감소가 나타났다(출처 : BLS)
올해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더 많은 연봉으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는 사람을 찾지 못해 안달이었고 사람들은 이직하지 못해 안달이었으니깐요.
심지어 제 지인은 1년 만에 세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연봉이 거의 이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제 와이프 역시 더 좋은 환경과 급여를 원하면서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도 역사적인 대퇴사의 시대에 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서 이는 절대 반길만한 일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 이익은 줄어들고 있는데 유능한 직원은 떠나고 신규채용에는 비용이 배가 듭니다. 수많은 기업이 실적보고에서 토로한 기업 이익을 깎아 먹은 일등공신, 바로 고용 비용의 상승 압력입니다.
이렇게 타이트한 고용시장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겼습니다. 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자유롭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조가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고용시장의 데이터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시장이 드디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용시장의 침체는 경제를 흔들고 연준의 정책기조도 뿌리째 뽑을 수 있는 폭풍입니다. 고용시장에 다가오고 있는 폭풍의 전조는 무엇이었을까요?
이젠 퇴사 안한다고?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왜 역사적인가?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채용감소가 나타났다(출처 : BLS)
네이버가 미국 등 북미지역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했습니다. 인수가는 16억달러 규모로 네이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입니다.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한 북미 지역 시장의 유력 C2C 플랫폼이죠. 8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개인 간 거래 부문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인수는 미국 월가는 물론 실리콘밸리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투자의 빙하기에 이뤄진 딜인데다 아시아의 인터넷 사업자가 미국 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했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일본 인터넷 기업이나 알리바바, 위챗, 텐센트, 바이트댄스(틱톡)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은 인지도도 높고 영향력이 큰데 한국의 인터넷 기업은 기업 규모나 역사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 했습니다. 네이버가 투자하고 설립한 '라인'이 상장했지만 미국에서 라인은 일본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번 딜은 한국 인터넷 기업이 '이제야' 미국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로 보여집니다.
포쉬마크 인수, 잘한걸까?
2022년 우리는 역사의 폭풍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이 만든 자산시장의 폭풍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폭풍, 그리고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폭풍 등 이 모든 폭풍들이 한데 뭉쳐 휘몰아치면서 퍼펙스톰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폭풍에는 질서가 없습니다. 지금 자산시장은 무질서한 폭풍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이미 무너졌고 무엇이 안전자산인지 위험자산인지 알 수 없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살아나 연준의 긴축기조가 강화됩니다. 그럼 다시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나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습니다.
무엇이 맞는지 무엇이 틀렸는지 알 수가 없는 시대입니다. 전 세계가 무질서로 휘몰아치고 있고 폭풍같은 불확실성은 경제와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폭풍이 치는 어두운 밤바다에 등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더밀크는 등대와 같은 미디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격려가 빛이 되어 더밀크를 밝힙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크리스 정 드림.
더밀크에서는 뷰스레터를 구독해 주시는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하나하나 소중히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내용, 고쳐야 할 것들, 어떤 것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애정 어린 피드백은 더밀크 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여러분.
이번 주 미국은 역대급 허리케인 이안에 플로리다를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시간당 최대 풍속이 한때 155마일에 달해 5등급 수준의 폭풍이었습니다.
허리케인 이안으로 인해 플로리다에서만 89명이 사망하고 항공편은 6000건 이상이 취소됐으며 250만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합니다. 피해지역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피해 복구에만 수백억 달러가 소요되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어 이안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허리케인 중 하나로 기억에 남을 전망입니다.
흔히 폭풍 전의 고요란 말이 있습니다. 실제 폭풍이 오기 전 날씨는 맑고 화창한 경우가 많은데요. 몇 년 전 허리케인 샌디가 뉴저지를 강타했을 때 워낙 날씨가 좋아 준비를 전혀 안 한했다 막상 폭풍이 오니 자동차 기름도 없고 집에 전기도 끊겨 크게 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허리케인 '이안'이 미국을 휩쓰는 것을 보니 더밀크에서 2022년 CES를 준비하며 올해는 혁신의 토네이도가 불어닥칠 것이다라고 예측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이번주 미국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한 폭풍은 분명 '이안'이지만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은 역사의 큰 폭풍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킹달러에 전 세계가 저항한다
(출처 : shutterstock)
경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쑹홍빙의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보셨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너무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음모론이 가미된) 세계 경제 역사’ 였습니다. 극소수의 금융 재벌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심지어 전쟁마저 이들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인데 이른바 “모든 것이 알고 보면 쩐의 전쟁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세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거치면서 다른 의미의 ‘화폐전쟁’을 겪게 됩니다. 세계화의 붕괴와 함께 세계 무역이 이전의 자유롭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 아닌 눈치를 보고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체제가 되고 만 것입니다.
여기에서 화폐, 즉 통화는 각국이 무역전쟁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무기가 됩니다. 통화의 힘이 그대로 무역 경쟁력이 된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하루가 멀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중국과 일본, 심지어 유럽 동맹에도 환율조작하지 말라고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무역 경쟁력을 위해 각국은 약한 통화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자국 통화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기 위한 경쟁 추세가 바뀐 것은 올해부터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강달러가 지속되자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각국 중앙은행이 이에 대항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지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른바 ‘역통화전쟁(Reverse Currency War)’입니다. 참전국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입니다. 절대적 힘을 지닌 달러에 대항해 중국이 일본에 이어 그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대퇴사의 트렌드가 끝나간다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채용감소가 나타났다(출처 : BLS)
올해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더 많은 연봉으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는 사람을 찾지 못해 안달이었고 사람들은 이직하지 못해 안달이었으니깐요.
심지어 제 지인은 1년 만에 세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연봉이 거의 이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제 와이프 역시 더 좋은 환경과 급여를 원하면서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도 역사적인 대퇴사의 시대에 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서 이는 절대 반길만한 일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 이익은 줄어들고 있는데 유능한 직원은 떠나고 신규채용에는 비용이 배가 듭니다. 수많은 기업이 실적보고에서 토로한 기업 이익을 깎아 먹은 일등공신, 바로 고용 비용의 상승 압력입니다.
이렇게 타이트한 고용시장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겼습니다. 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자유롭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조가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고용시장의 데이터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시장이 드디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용시장의 침체는 경제를 흔들고 연준의 정책기조도 뿌리째 뽑을 수 있는 폭풍입니다. 고용시장에 다가오고 있는 폭풍의 전조는 무엇이었을까요?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왜 역사적인가?
팬데믹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채용감소가 나타났다(출처 : BLS)
네이버가 미국 등 북미지역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했습니다. 인수가는 16억달러 규모로 네이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입니다.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한 북미 지역 시장의 유력 C2C 플랫폼이죠. 8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개인 간 거래 부문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인수는 미국 월가는 물론 실리콘밸리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투자의 빙하기에 이뤄진 딜인데다 아시아의 인터넷 사업자가 미국 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했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일본 인터넷 기업이나 알리바바, 위챗, 텐센트, 바이트댄스(틱톡)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은 인지도도 높고 영향력이 큰데 한국의 인터넷 기업은 기업 규모나 역사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 했습니다. 네이버가 투자하고 설립한 '라인'이 상장했지만 미국에서 라인은 일본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번 딜은 한국 인터넷 기업이 '이제야' 미국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로 보여집니다.
2022년 우리는 역사의 폭풍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이 만든 자산시장의 폭풍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폭풍, 그리고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폭풍 등 이 모든 폭풍들이 한데 뭉쳐 휘몰아치면서 퍼펙스톰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폭풍에는 질서가 없습니다. 지금 자산시장은 무질서한 폭풍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이미 무너졌고 무엇이 안전자산인지 위험자산인지 알 수 없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살아나 연준의 긴축기조가 강화됩니다. 그럼 다시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나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습니다.
무엇이 맞는지 무엇이 틀렸는지 알 수가 없는 시대입니다. 전 세계가 무질서로 휘몰아치고 있고 폭풍같은 불확실성은 경제와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폭풍이 치는 어두운 밤바다에 등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더밀크는 등대와 같은 미디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격려가 빛이 되어 더밀크를 밝힙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크리스 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