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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묻다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2023-02-09

챗GPT가 묻는다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 챗GPT 만든 오픈AI, 뇌 벨리 중심으로
  • 두달 만에 1억 돌파 ‘챗GPT’ 3대 비결
  • 챗GPT가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 구글의 반격… “검색에 대화형 AI 추가”

최근 미국의 톱 5 공과대학 중 하나인 조지아텍의 연구실을 방문했습니다. 미팅을 기다리던 중에 한국인 석, 박사 연구원들이 나누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연구원 A: “논문 때문에 머리가 아프네요.”
연구원 B: “나도 고민이었는데, 챗GPT에서 좀 이런저런 서치 해보고 팁 얻을 수 있었어요. 한번 써봐요.”

‘공과대학이니 챗GPT에 대한 관심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지나쳤는데요. 며칠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만난 미국 회계사 C씨도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회계사 C : “우리 이번에 회사에서 영문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챗GPT를 활용했더니 리포트가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 (설마 그 걸로만 쓴 건 아니죠?)  당연하지 큰일 나게. 기본 틀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면서 팩트 체크하고, 회계사들이 업데이트했지. 시간이나 비용이 크게 줄었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페이스북에서도 ‘챗GPT’에 대한 이야기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실리콘밸리 한인 학부모들의 대화입니다. 

학부모 D: “이번 학기에 매주 영시를 쓰는 숙제를 받은 딸램(17)이 못하겠다고 징징거리자 남편이 ‘ChatGPT’ 사용법을 알려줌. 그대로 쓰지 말고 참고만 하라고 당부했는데, 딸은 대학 가서도 이걸로 숙제하면 되겠다고 신이 남. 미대 진학 예정인 딸에게 달리(Dall-E2)도 알려줘야 할까요? 8살 막둥이는 이미 달리를 애용하고 있네요.”
학부모 E: “이제 다른 방식의 교육이 필요해 보임. ChatGPT 쓴 거 잡아내는 툴을 회피하는 또 다른 AI서비스가 나올 차례인 것 같아요. 무한반복 AI 세상이 되는 건 아닌지…”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미국 애틀랜타의 권순우 기자입니다.

챗GPT 열풍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습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월스트리트가 들어선 뉴욕, 할리우드의 본산 LA, 그리고 제가 거주하고 있는 애틀랜타까지 어디서나 생성형AI나 챗GPT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 업계뿐만이 아닙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과거 스마트폰이 출현한 것 같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챗GPT를 둘러싸고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요.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애틀랜타 등 곳곳에서 들려오는 생생한 챗GPT 소식, 뷰스레터에서 다뤄봤습니다.

오픈AI 본사에 가다 .. SF가 변한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샌프란시스코 본사. 유서 깊은 3층짜리 건물인 '더 파이오니어 빌딩'에 입주해 있다. '더 파이오니어'란 단어가 오픈AI의 사명과 비전을 설명하는 듯했다.(출처: 더밀크(손재권) )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기술업계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래서 세계 기술 허브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활력을 잃은 모습입니다. 세일즈포스, 트위터, 우버 등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기술 기업들은 혁신보다 ‘해고’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새로운 상징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Chat) GPT를 만든 오픈AI 때문입니다. 오픈AI의 본사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픈AI는 혁신 기업이 위치한 소마(Soma)나 마켓 스트리트가 아닌 다소 외곽의 18번가 ‘미션 디스트릭트’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직접 이곳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최근 ‘세레브랄 밸리(Cerebral Valley)’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뜻일까요? 기사에서 확인해 보세요.

실리콘밸리 아닌 세레브랄 밸리?

‘챗GPT’ 두달만에 1억 돌파, 3대 비결

샘 알트만 오픈AI CEO(출처: Gettyimages)

“저널리스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챗GPT에게 질문했더니 이렇게 답합니다.

“저는 AI언어 모델이고 확실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은 계속 진화하고, AI, 머신러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합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정확성을 향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초도 안돼 나온 대답이었는데요. 사람이 대답한 듯 명료한 답변을 보니 계속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챗GPT 열풍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용자가 계속 사용하고 싶게끔 만든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접근성'이 선풍적인 인기 비결입니다.

실제로 챗GPT의 성장세는 '역대급' 입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UBS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중 챗GPT MAU는 1억 명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서비스를 선보인 지 두 달 만의 대기록입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사용자 성장 속도”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챗GPT의 성장세와 대응 전략을 보면 마치 길을 알고 가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스타트업의 생리를 너무 잘 아는 듯 한데요. 그도 그럴것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사의 수장은 샘 알트만 CEO입니다. 그는 세계 최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 콤비네이터 대표를 역임했습니다.챗GPT는 그가 많은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보고 학습하면서 전파한 공식을 그대로 이식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트만이 챗GPT에 이식한 3대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챗GPT, 린 스타트업이 비결

챗GPT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영화 '양자경의 더 모든 날 모든 순간'은 생성형 AI가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 최신작으로 꼽힌다. 

“챗GTP를 한번 써봤는데, 정말 두려웠다.(Scary)”

지난 주말 딸의 중국계 미국인 친구 가족과 외식을 했습니다. 대화 소재가 떨어질 때쯤 챗GPT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벤 이라는 이름의 딸 친구 아버지는 건설회사에서 IT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최근 챗GPT를 써본 경험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말합니다.

회사내 시큐리티 관련 이슈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혹시나 싶어 챗GPT에 물었더니, 문제를 찾아내는 결정적인 힌트를 제시했다는 겁니다. 그는 “가장 먼저 ‘무섭다’라고 느꼈다”며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생성형AI가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확장성’에 있습니다. 특정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것도 아주 창의적인 방법으로 말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생성형AI는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데요.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무한한 창작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산업군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특히 SF물에 나오는 괴물 등 상상속 이미지는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어내거나 노년 배우의 젊은 모습이나 죽은 사람까지 살려내는 기술들로 창작자들의 아이디어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조만간 인공지능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속편을 만들어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AI의 할리우드 적용사례, 그리고 이에 따른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어봤습니다. 

유명 영화감독 제작 패턴도 복제

구글의 반격… “검색에 대화형 AI 추가”

(디자인: 김현지)

‘챗GPT’를 만든 오픈AI 하면 어떤 기업이 떠오르시나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닐까요. MS는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이미 언어모델인 GPT 3.5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인 달리2, 그리고 코드 생성AI 코덱스 등을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 적용하면서 시장을 발빠르게 선점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검색 서비스인 ‘빙’에 챗GPT를 통합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 계획 때문에 긴장한 기업이 있습니다. 검색 시장 점유율 1위 구글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글은 반격에 나섰습니다. 앞서 구글은 이미 챗GPT와 같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는 지난 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챗GPT를 겨냥한 신기능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또 관련 기술을 확보한 AI스타트업 앤스로픽에 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챗GPT'발 AI전쟁이 본격 시작됐습니다. 

AI전쟁 개막, 구글의 미래는?

더밀크는 미국 실리콘밸리, 뉴욕, 뉴저지, 애틀랜타, 시애틀, 시카고 등 미 전역에서 챗GTP, 생성형AI에 대한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더밀크가 정리한 챗GPT와 생성형AI 기사들을 'GENAI웨이브' 콜렉션으로 한눈에 확인해보세요.
 

#GENAI웨이브 콜렉션 모아보기

재택근무를 하던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챗GPT 써봤어요?”
아내: “그게 뭐에요?”
“아 진짜. 뉴스 좀 보세요… 오픈AI 사가 만든…”
아내: “좋긴 한데 그게 뭐.”
“현재 지식근로자들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이제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면 우리가 지금 하는 일들이 없어지거나 다른 방식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고.”
아내: “얼마나 빠르게 바뀔까? 지금은 도움이 되는 수준인 것 같은데…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 미래에도 그대로 있을까여?”
아내: “...”

개인적으로 딸에게 챗GPT 사용법을 알려줬다는 실리콘밸리 학부모의 대화에서 미래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조금은 찾은 것 같습니다. 

학부모A: “불 피울 줄 모르면 죽는 줄 알았던 시대도 있는데요 뭐.. ㅎㅎ 다음 세대는 그에 맞는 인간적인 기술과 능력을 찾아서 키워가리라 믿습니다. 인공지능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려줘도 그걸로 더 탁월한 결과를 뽑아내는 사람과, 그렇지못한 사람이 가려질 것 같아요. 결국 질문하는 능력, 대화하는 능력, 연결하는 능력, 탁월함을 골라내는 능력 등이 더 중요해지고, 단순 실행은 기계로 대체되겠죠.”

같은 질문에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공동창업자도 이렇게 말합니다. 

“네트워크 지능을 활용하라.”

아무리 뛰어난 처리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이라도 사람의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런 경험들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발전시키고, 현장에서 나오는 ‘네트워크 지능’을 활용하면서 변화에 대응하는 것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호프만은 지적합니다. 

레터를 읽고 있는 구독자분들께도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틀랜타에서
더밀크 권순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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